마음의 빗장을 풀 마지막 비밀번호를 찾는다


병보다 사람을 먼저 보는 정신 치료의 명인, 조현상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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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안에서 식구들끼리 어찌해볼 형편이 아니었다. 가까운 병원에 오가면서 우울증을 약으로 다스리려 애써봤지만 한계가 명확했다. 환자는 가족도, 의사도 신뢰하지 않았다. 도리어 식구들, 특히 여러 면에서 자신보다 뛰어난 것만 같은 동생을 향한 불편한 시선을 거두지 않았다. 병원을 들락거리지만, 의사를 믿지 않고 약을 거르기 일쑤였다. 언제부터였을까? 서른을 갓 넘긴 아가씨는 스스로 마음을 닫고 외톨이가 되었다. 넉넉한 집안에서 모자람 없이 지냈지만 속사람은 나날이 쪼그라들었다. 우울증에 잠식돼버린 환자는 치료 의지를 버렸고, 식구들은 체념했다. 조현상 교수(정신건강의학과)를 만났을 즈음의 형편이 딱 그랬다.


그렇게 단단히 마음의 문을 걸어 잠근 환자도 나아질 수 있을까요?

만성화된 감이 없지는 않지만, 제대로 된 치료를 충분히 받아본 경험이 없어 보였어요. 더 이상 가족들의 힘으로 보살피기 어려운 지경이어서 환자를 달래고 달래 입원치료를 시작했습니다. 5주 정도 병원에서 집중 관리를 받았는데, 상태가 몰라보게 좋아졌어요. 어머니는 이렇게 달라질 수가 있냐면서 눈물을 흘리시더군요. 얼굴도 밝아지고 일상적인 대화는 물론, 가볍게 야단을 쳐도 탈이 없을 만큼 호전됐으니까요. 환자도 처음에는 식구들이 의사와 짜고 자기를 어쩌려는 게 아닌지 의심했는데, 나중엔 마음도 편해지고 두루두루 잘 어울리게 됐다고 하시고요. 지금은 2-4주에 한 번씩 통원하면서 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가족의 결단과 적절한 치료가 환자의 삶을 극적으로 바꿔놓은 셈이네요.

가족들이 볼 때 이게 아니다 싶으면, 환자가 싫다고 하더라도 잘 설득해서 최대한 빨리 치료를 시작하는 게 좋습니다. 치료가 지연되면 지연될수록 환자의 피해가 커진다고 하거든요. 조현병만 하더라도 도파민이라는 뇌신경 전달 물질이 과잉으로 분비되어 생기는 현상인데, 그 과잉 자체가 신경세포를 죽인다는 얘기도 있거든요. 서두르지 않으면 약물치료를 하더라도 효과도 별로 없고 신경세포도 손상돼서 인지기능이나 다른 경과도 나빠질 가능성이 있어요. 적절한 기회를 잡아서 치료를 잘하면 3차 진료기관에 오지 않아도 될 정도로 치료가 됩니다.


하지만 폐쇄적인 환자를 어떻게 설득하죠? 마음을 열고 들어줘야 설득도 가능하잖아요?

흥분해서 폭력적인 반응을 보이는 환자도 실제로는 의사와 주위의 설명을 다 알아듣고 기억합니다. 엉터리 같은 얘기를 하더라도 인내심을 갖고 기다리면서 격한 감정을 누그러뜨려야 할 이유를 차분히 설득하면 대부분은 이끄는 대로 따라옵니다. 나중에는 쓸데없이 과격해지고 민망한 꼴을 보이지 않게 막아줘서 고맙다고 인사하는 분들도 많아요. 의사가 무시하지 않고 얘기를 들어주고 절차를 자세히 알려주면, 환자들은 그 모습에서 자신을 맡겨도 되겠다는 믿음이 생깁니다. 그렇게 형성된 신뢰 관계는 오래 이어지는 법이고, 치료를 이끌어가는 데도 큰 힘이 되죠.


정신질환은 유전적인 소인이 크다는 얘길 들은 적이 있습니다. 정말 그렇습니까?

질환에 따라 다릅니다. 예를 들어 조울증은 영향이 상대적으로 큰 편인데, 한쪽 부모가 질환을 갖고 있을 때 자녀에게 증상이 나타날 확률이 20% 정도 됩니다. 결혼을 앞두거나 자녀를 키우는 환자들은 항상 마음을 졸일 수밖에 없죠. 하지만 친가나 외가 쪽으로 같은 질환을 앓는 분이 전혀 없는데도 입원해야 할 만큼 심하게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도 허다합니다. 일란성 쌍둥이라고 해서 다 병을 앓는 것도 아니고요. 결국, 유전으로 모든 질환의 전모를 설명할 수 없는 게 사실입니다. 환경적인 요인이 작용할 여지가 아주 크다는 뜻이죠.


정신질환을 둘러싸고는 유난히 편견이나 오해가 많은 것 같습니다.

약에 관해서도 중독성이 생기면 어떡하나, 오래 복용했을 때 몸에 해롭지는 않을까, 정상적인 사고나 창의적인 활동에 지장을 주는 건 아닐까 고민하시죠. 하지만 그러실 필요가 없습니다. 요즘은 약들이 워낙 좋아져서 중독에 빠지거나 신경을 다칠 일은 거의 없습니다. 물론 고용량을 장기 복용하면 당연히 문제가 되겠죠. 하지만 저희들은 오래 써도 뇌신경을 망가뜨리지 않는 약제만 골라서 용량을 조절해가며 사용합니다. 안정기에 가까워질수록 점점 줄여가는거죠. 그렇게 하면 증상만 조절되고 정상적인 사고에는 아무 영향을 미치지 않습니다. 도리어 건강하고 현명한 결정을 내릴 수 있어요. 속된 말로 ‘바보’가 될 리는 없습니다.


독한 약을 먹여서 정신을 못 차리게 하는 식의 치료는 옛 드라마의 한 장면일 뿐이군요.

그럼요. 약을 복용하는 방식도 얼마나 다양해졌는지 모릅니다. 주사를 맞으면 세 달까지도 약효가 지속됩니다. 코로 흡입하는 약제도 있고 패치도 나와 있습니다. 병동의 모습도 완전히 달라졌어요. 특히 세브란스병원은 병동마다 컴퓨터를 비치하고 핸드폰을 소지할 수 있게 해서 세상과 소통할 문을 열어두고 있습니다. 환자가 힘들어하면 보호자와 병동에서 함께 지내게 배려해서 안정감을 줍니다. 처음에는 우려하는 시선도 없지 않았는데, 지금은 평가가 좋아서 다른 병원에서 자료를 요청할 정도로 자리를 잡았습니다.


주변에 우울증을 호소하는 분들이 부쩍 늘어난 것처럼 보입니다.

절대적인 숫자가 늘어났다기보다는 문턱이 낮아진 게 아닐까 싶어요. 젊은 분들 사이에서 의사와 상담하고 약을 먹는 게 더 빨리 좋아지더라는 지식이 점차 전파되는 듯해요. 도움이 될 만한 조언을 좀 드리자면, 몸과 머리를 움직여야 합니다. 운동에 항우울 효과가 있다는 사실이 여러 연구를 통해 밝혀지고 있거든요. 둘째로, 자연광이 중요합니다. 5천 룩스가 넘는 밝은 빛을 쬐는 게 좋습니다. 마지막으로 수면 리듬을 규칙적으로 가져갈 필요가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자정 이후에는 휴대폰을 치워두라고 권하고 있습니다.


오랜 세월, 정신건강의학과 의사로 일하셨습니다. 환자를 보는 폭과 시각에도 변화가 있었을까요?

무엇보다 환자의 가족을 바라보는 시선이 달라진 것 같아요. 젊어서는 발병과 직접 연관된 환경으로 여겼지만, 나이가 들고 자식을 키우다 보니까 그게 아니더군요. 부모의 잔소리와 꾸중에 상처를 입는 친구들이 있는 건 분명하지만, 사실 그 의도만큼은 분명 선하거든요. 결국은 환자한테 좋은 영향을 줄 수 있는 도우미로 보게 되더군요. 말을 안 해서 그렇지, 가족들도 대부분 환자에게 상처를 주었던 부분을 미안하게 생각해요. 그런 모습이 보이면 어떻게든 누그러트려 주려 노력합니다. 일관성 있게 환자를 대하려면 큰 에너지가 필요한데, 죄책감을 품으면 쉬 지칠 수밖에 없거든요.


에디터 최종훈 포토그래퍼 최재인 



명의의 특강 | 양극성장애

잦은 재발, 지속적인 유지 치료 필수

흔히 조울증이라고도 부르는 양극성장애는 우울증으로 오인하고 치료받는 경우가 적지 않다. 그러나 양극성장애의 우울증은 일반적인 우울증과는 치료약물이 다르며, 또한 조증으로 인해 사회생활이나 대인관계에 악영향을 미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전문의의 정확한 진단이 중요한 이유다.


극단으로 달라지는 기분, 일상 위협한다

일반적인 우울증 혹은 우울장애는 수주에서 수개월간 지속되는 우울 기간(혹은 삽화)만 반복해서 나타난다. 반면 양극성장애는 조증 혹은 경조증 삽화와 우울증 삽화가 수주에서 수개월씩 교대로 나타나고, 그 삽화 사이에는 수개월 이상 멀쩡한 정상 기분을 유지하기도 한다. 이러한 조증 또는 우울증 삽화를 겪는 경우 주변 사람들은 환자가 보통 때와는 다르게 말하고 행동하며 생각도 달라졌음을 느끼게 되고, 심하면 환자의 일반적인 일상기능까지 무너지게 된다. 양극성장애는 특히 재발이 잦으므로 재발 방지를 위한 지속적인 유지 치료가 필수다.


조증 진단 기준

조증은 입원치료가 필요하다고 느껴질 정도로 심하게 들뜨거나 과민한 기분 상태가 거의 온종일, 날마다, 7일 이상 지속되는 경우로, 다음 중 3개 이상의 증상이 동시에 나타나야 한다. 이때 환자들은 대부분 스스로 비정상적이라는 생각을 하지 못하며, 직장생활이나 대인관계에 문제를 일으킬 정도로 증상이 심각하다. 경조증은 조증과 증상은 비슷하나 최소 4일로 지속 기간이 짧고, 입원을 고려할 정도로 심하지는 않다.

□ 자존감 증가 혹은 과대사고

□ 수면욕구 감소

□ 말이 많거나 쉴 새 없이 떠들어댄다.

□ 생각이 빠르게 돌아가고 이어진다.

□ 중요하지 않은 외부 자극에 쉽게 주의가 산만해진다.

□ 목표 지향적인 활동(사회 혹은 대인관계 활동, 성적 활동)이 증가한다.

□ 무분별한 구매, 성관계, 사업 투자 등 자기 파괴적 행동이 늘어난다


우울증 진단 기준

양극성장애에서 나타나는 우울증은 일반적인 우울장애의 우울증과 구분이 어려워 동일한 진단 기준을 적용한다. 아래 증상 가운데 5개 이상이 2주 이상 나타나고 이전의 기능 상태에 비해 유의미한 저하를 보일 때 우울 삽화로 진단된다.

□ 온종일 우울한 기분이 든다.

□ 일상생활에서 대부분의 활동에 아무런 흥미를 느끼지 못한다.

□ 다이어트를 하지 않는데 살이 빠지거나(혹은 반대로 살이 찌거나), 지속적으로 식욕이 감소(또는 증가)한다.

□ 불면증이 있거나 너무 많이 잔다.

□ 초조하거나 불안하다.

□ 몸이 피로하고 활력이 없다.

□ 스스로 무가치한 느낌 또는 과도한 죄책감을 느낀다.

□ 집중력이 떨어지고 우유부단해진다.

□ 죽음에 대해 반복적으로 생각이 들거나 구체적인 계획을 세운다.


우울장애와 달리 유전적 요인 강해

조증과 우울증이 교대로 출현하는 경우를 1형 양극성 장애, 경조증과 우울증이 교대로 나타나는 경우는 2형 양극성장애라고 한다. 2형 양극성장애는 우울증만 있는 경우와 구분이 쉽지 않으며, 대개 조울증은 1형 양극성장애를 일컫는 경우가 많다. 양극성장애는 유전적, 심리적, 환경적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발생하며, 우울장애와는 달리 유전적인 요인이 더 강하다고 알려져 있다. 1형 양극성장애의 경우 일반인의 유병률은 약 1%지만, 부모 중 한쪽이 양극성장애를 가지고 있을 때 자녀가 동일 질환을 가질 가능성은 약 10~20%로 추정된다.


조증으로 시작되는 증상, 놓치기 쉽다

1형 양극성장애의 50% 이상은 첫 삽화가 우울증으로 시작되며, 10대에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도 많다. 따라서 양극성장애 가족력이 없는 환자들은 일반적인 우울장애로 치료받는 경우가 흔하다. 반면 첫 삽화가 가벼운 상태의 조증일 때는 환자 본인은 물론 가족들도 치료가 필요한 경우라 생각하기 힘들 수 있다. 환자의 모든 말과 행동이 단순히 활력이 넘치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병이 치료되지 않고 지속되어, 환자를 병원에 데려왔을 때는 환청, 피해망상 같은 정신병적 증상이 동반되는 등 상당히 악화된 상태의 심한 조증일 때가 많다. 그러나 치료를 받으면 효과가 좋아서 대부분 일상생활로 복귀가 가능하다.


입원치료, 일상 자극 차단하고 대처능력 훈련

조증일 경우 넘치는 에너지를 배출하기 위해 행동하지만, 정신적인 흥분 상태로 주위 사람들과 해결하기 힘든 마찰이 발생하거나 폭력적인 행동이 나타난다. 또 과도한 사업이나 엄청난 금전적 손해를 볼 활동을 새로 시작하는 경우도 있어 이에 대한 예방 대책이 필요하다. 즉 입원치료를 통해 안전한 곳에서 일상적인 자극을 차단시키며, 치료약물의 선택과 투여뿐만 아니라 대처능력 훈련을 시행할 수 있다. 상태가 심해 자의가 아닌 강제 입원이 시행돼야 하는 경우도 흔하다.

기분조절제와 항정신병 약물을 투여하는 약물요법과 함께 행동 및 상담치료가 진행된다. 대개 입원 2-~주부터 불면, 공격성, 비현실적인 사업 계획, 과대사고 등이 호전되기 시작해 대개 한 달 전후로 회복되지만, 간혹 그 이상이 소요되기도 한다.


꾸준한 유지 및 통원치료로 일상 회복

퇴원 후에는 회복 정도에 맞춰 약물을 감량, 조정한다. 환자는 평소에 비해 자연스럽게 잠이 늘어나고, 조증 삽화 때 본인이 보였던 주변 사람들과의 마찰, 과도한 재정 지출, 미래 문제 등으로 인한 불안과 걱정으로 힘들어한다. 또 자신감 저하, 향후 치료약 복용 문제, 재발 걱정 등으로 혼란스러워할 수 있으므로, 가족은 의사와 활발하게 소통하면서 다양한 현실 문제를 환자와 함께 헤쳐나가야 한다. 다행히 대다수는 사회기능의 회복이나 이전 직업으로 복귀가 가능하다.

첫 조증으로 입원한 환자는 향후 2년, 첫 조증 입원 이후 심한 우울 삽화가 나타나거나 조증 삽화가 다시 재발한 경우에는 향후 5년 동안 약을 복용해야 한다. 이보다 더 잦은 재발을 경험한 환자는 평생 약 복용이 필요할 수 있다.


항우울제 사용, 각별히 주의

1형 양극성장애에서 우울증 삽화가 나타나는 경우 일반적인 항우울제 사용은 주의가 필요하다. 우울장애는 항우울제 사용으로 서서히 회복되지만, 양극성장애에서는 항우울제를 사용하면 (경)조증으로 전환이 일어나기 쉬워 질병 경과를 악화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자살 위험성이 높거나 만성적인 심한 우울 경과를 보이는 환자에서는 항우울제를 사용해볼 수 있으나, 항우울제 사용 전에 리튬, 발프로에이트, 라모트리진 같은 기분조절제나 퀘타핀 등의 항정신병 약물을 먼저 사용하는 것이 좋다.



환자와 보호자에게 건네는 명의의 따듯한 조언


양극성장애 관리를 위해 환자가 지켜야 할 7가지 원칙

1. 담당의사와 좋은 파트너 되기 안 좋은 상태일 때는 매주, 안정적일 때는 한 달(혹은 두 달)마다 정기적으로 병원에 간다. 의사에게 솔직하게 털어놓고 궁금한 것이 있으면 꼭 질문한다. 정기적으로 병원에 내원하면 담당의도 환자의 기분 상태의 흐름을 정확히 파악할 수 있다.

2. 치료약과 친숙해지기 당뇨병약이나 고혈압약처럼 꾸준히 정확하게 약을 복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조증이나 우울증이 심한 급성기에는 호전되기까지 최소 수주가 걸린다. 재발 방지를 위한 장기 유지 치료 시에는 처방받은 정량대로 약을 복용한다. 복용하는 약의 이름과 부작용에 대해 평소 잘 알아두고, 부작용이 걱정된다면 의사에게 반드시 물어본다.

3. 규칙적인 생활 유지 조증기나 우울기에는 수면-각성주기(밤에는 자고, 아침 이후 낮에는 깨어 활동하는 규칙적인 생활주기)가 깨져 생활리듬이 대개 뒤집어진다. 우울기나 조증기의 빠른 회복뿐 아니라 향후 재발 방지를 위해서도 밤에는 잘 자고 낮에는 활발하게 외부 활동을 하는 규칙적인 생활이 필수다.

4. 충분한 수면 수면 부족은 재발을 촉진하는 중요한 원인이 될 수 있다. 하루 최소 7~8시간 정도 밤잠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5. 술이나 각성제 피하기 수면이나 일상활동의 균형을 무너뜨리는 물질을 피하는 것이 중요하다. 술은 수면의 질을 떨어뜨리고 조증이나 우울 증상을 악화 또는 유발시킨다. 평소 카페인에 예민해 불면이나 가슴 두근거림이 나타나는 사람은 커피나 에너지 음료를 피한다.

6. 감정 변화를 인지하고 재발 징후 포착하기 감당하기 힘든 갈등과 스트레스에 노출되는 경우 담당의를 만나 도움을 요청하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 또 하루 수차례의 감정 변화와 일상사에 따른 기분을 매일 일기 쓰듯 기록하면 평소 재발 징후를 포착하는 데 도움이 된다. 특히 조증 혹은 우울 삽화의 아주 초기에는 갑자기 돈 씀씀이가 늘어난다거나 안 마시던 술을 마시기 시작한다거나 성생활이 문란해지는 등 자신이나 가까운 가족만 알 수 있는 특유의 재발 징후들이 있다. 환자 스스로 자신만의 재발 징후를 숙지해두자.

7. 문제 증상이 의심되면 즉각 도움 요청하기 조증은 며칠 만에 급속히 악화된다. 큰 문제 행동이 없는 초기 징후가 나타날 때 담당의사와 최대한 빨리 만나야 한다. 그 조짐이 통제가 어려운 상황으로 접어든다면 응급실을 찾아가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사랑하는 가족이 양극성장애를 앓고 있다면 기억해야 할 7가지 원칙

1. 약의 치료 효과와 부작용, 감정 변화에 대해 틈틈이 기록해 의사와 소통한다.

2. 양극성장애라는 질병에 대해 지속적으로 공부하고 지식을 쌓는다.

3. 이해와 공감을 토대로 효과적으로 소통하도록 노력한다.

4. 상호 갈등으로 긴장이 고조될 때는 잠시 멈추고 나중에 대화한다.

5. 환자를 동등한 성인으로 이전처럼 한결같이 존중한다.

6. 환자와 문제를 함께 해결하는 파트너십 관계를 맺는다.

7. 현 상태를 받아들이고 나만의 인생과 시간을 갖도록 노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