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다공증
Osteoporos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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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다공증은 뼈의 골강도가 약화해 골절이 쉽게 발생하는 상태를 의미합니다. 골절 위험도를 정확히 평가한 후, 비약물요법과 약물요법을 병행해 치료합니다.
- 골다공증이란?
뼈는 우리 몸에서 가장 크고 무거운 기관 중 하나로, 중력을 극복하고 움직일 수 있도록 근육의 지렛대 역할을 합니다. 또 몸이 건강한 상태를 유지할 수 있도록 다양한 내분비 호르몬을 주고받습니다. 이러한 뼈의 골강도가 약화해 골절이 쉽게 발생하는 상태를 골다공증이라고 합니다.
골강도는 외부 충격에 대해 뼈가 부러지지 않고 버틸 수 있는 최대치의 힘을 뜻하며, 뼈의 양과 질에 의해 결정됩니다. 뼈의 양과 질은 노화, 폐경, 좋지 못한 생활 습관, 질병 등으로 인해 감소하고, 이는 결국 척추나 고관절처럼 몸무게를 지탱하며 보행과 이동에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중심골, 그리고 손목, 상완골 등이 작은 충격에도 쉽게 부러지는 상태인 골다공증으로 진행합니다.
- 골다공증의 원인
골다공증의 가장 중요하고 흔한 원인 중 하나는 폐경입니다. 대개 50대 초반부터 중반까지 뼈의 양과 질을 유지하는 강력한 방패인 여성호르몬(에스트로겐)의 보호가 사라지면서 뼈의 양이 급격하게 감소합니다. 이후 뼈의 양과 질이 감소하는 기울기 자체는 조금 줄어들지만, 노화에 따라 골량과 골질이 지속적으로 약화되는 시기를 맞게 됩니다.
반면 남성은 여성처럼 골강도가 급격히 감소하는 시기는 없으나, 나이가 들면서 골강도가 서서히 지속적으로 감소해 70대가 되면 여성과 유사한 정도의 골강도에 이르게 됩니다. 국민건강영양조사에 따르면 국내 폐경 후 여성 10명 가운데 4명, 50세 이상 남성은 10명 중 1명이 골다공증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폐경이나 노화에 따른 골다공증은 가장 흔하고 누구나 살면서 겪을 수 있는 문제이기 때문에 일차성 골다공증으로 분류합니다. 반면 질병이나 약물치료 등에 의해 발생하는 골다공증을 이차성 골다공증이라 합니다. 면역 억제를 위해 사용하는 글루코코르티코이드의 장기 복용, 소화기 흡수장애, 부갑상선기능항진증, 갑상선중독증, 유방암이나 전립선암의 호르몬 억제 치료 등으로 인한 골다공증이 이차성 골다공증에 속합니다.
또한 최근에는 검진이 활성화되면서 골밀도가 낮아 병원을 찾는 20대의 젊은 여성과 남성이 증가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저체중, 지나친 식단 조절로 인해 최대 골량을 획득해야 하는 시기에 충분한 골량을 확보하지 못하고 뼈가 약해져 있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이처럼 골다공증의 원인은 개인마다 다양하며, 일차성과 이차성 원인이 섞여 있을 때가 많습니다.
- 골다공증의 증상
골량이 감소하더라도 통증이 나타나지 않기 때문에 골절이 발생하기 전까지는 골다공증 증상을 느끼기가 어렵습니다. 그러나 주요 골절이 한번 발생하면 회복에 오랜 시간이 걸리고, 비가역적인 기능 손상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 골다공증의 진단
골다공증을 진단하려면 골강도를 측정하고, 뼈가 작은 충격에도 부러질 것인지를 평가해야 합니다. 즉 골절 위험도를 바르게 평가하는 것이 골다공증 진단의 핵심입니다.
진단과 치료 방향 설정을 위해 꼼꼼한 병력 청취, 문진, 혈액검사, 소변검사, 척추 X-ray 검사, 골밀도 평가 등이 필요합니다. 첫 번째로 병력을 청취한 뒤 이전의 골절력, 가족력, 약제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골절 위험도를 우선 평가합니다. 혈액검사와 소변검사는 이 과정에서 혹시 놓칠 수 있는 이차성 원인을 발견해 교정하는 데 도움을 주며, 척추 X-ray 검사는 무증상 압박골절을 찾아내 골절 위험도에 반영할 수 있습니다.
골강도에 대한 정량적 평가는 골절 위험도 평가의 중심 요소 중 하나로, 골량을 주로 측정합니다. 흔히 활용되는 골밀도검사는 무기질화가 잘 이루어진 뼈의 양을 이중에너지 X-ray 흡수계측기(dual energy X-ray absorptiometry, DXA)로 요추부와 대퇴부를 측정해 평가하는데, 제곱센티미터당 골량(g/cm2)을 T-점수로 환산해 비교합니다. 골밀도검사로 측정한 골량은 골강도의 40-60% 가량을 반영하며, 반복 측정에 따른 재현성이 우수하고 방사선 노출량이 매우 적어 골다공증의 표준 진단 도구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50세 이상 남성과 폐경 후 여성에서 요추부, 대퇴경부, 대퇴부 T-점수 중 한 부위라도 –2.5 이하라면 골다공증으로 진단합니다. 50세 미만 남성, 폐경 전 여성에서는 동일 연령 대비 점수인 Z-점수 기준 –2.0 이하이면 연령 대비 낮은 골량으로 진단합니다. CT에서 3차원 골량을 측정하는 QCT(Quantitative CT) 또한 골밀도 측정에 활용할 수 있습니다.
- 골다공증의 치료
골밀도로 진단한 골다공증 환자의 골절 위험도는 골다공증이 없는 사람보다 2배 이상 높습니다. 따라서 DXA T-점수가 –2.5 이하, QCT 요추부 3차원 골밀도가 80mg/cm3 미만일 경우에는 골절 위험도를 낮추기 위해 약물 및 비약물치료를 시행합니다. 그러나 전체 골절의 약 절반은 골밀도 수치가 골다공증 범위에 해당하지 않는 정상 및 골감소증에서 발생합니다. 즉 골밀도 수치에만 의존하면 예방 가능한 골절의 절반을 놓치는 셈입니다. 따라서 기존 골절력, 글루코코르티코이드 사용 여부, 성호르몬 상태, 거동 상태, 최근 낙상 빈도 등 임상 위험인자를 평가해 골절 위험도가 충분히 높으면 골감소증에서도 치료를 시작합니다. 골다공증 치료는 크게 비약물요법과 약물요법으로 나뉩니다.
1) 비약물요법 : 비약물요법으로는 칼슘과 비타민D 섭취, 운동이 있습니다. 대한골대사학회에서는 하루 1,000-1,200mg의 칼슘과 800IU의 비타민D 섭취를 권고하고 있습니다. 국민건강영양조사에 따르면 국내 성인이 하루 평균 식사로 섭취하는 칼슘은 490mg으로, 골다공증 치료 대상자는 영양소 흡수에 문제가 없다면 매일 100-500mg의 칼슘을 추가 복용하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그러나 모든 영양소가 그렇듯 칼슘과 비타민D도 과유불급이므로, 잠재적 위험을 고려했을 때 가능하면 1,000-2,000IU를 초과하지 않는 범위의 비타민D를 매일 복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운동으로는 근력운동과 저항성 운동이 골밀도 증가에 좀 더 도움이 된다고 알려져 있으며, 저항성 및 유산소운동의 적정 수준은 개인마다 차이가 있습니다.
2) 약물요법 : 골다공증의 약물치료는 골밀도를 증가시키고 골절 위험도를 줄여주는 효과가 있습니다. 골다공증 약제는 뼈를 잃어버리는 것을 막는 골흡수억제제와 뼈를 새로 만들어내는 골형성촉진제로 나뉩니다. 골흡수억제제는 경구 또는 정맥주사로 투여하는 비스포스포네이트, 피하주사인 데노수맙이 대표적이며, SERM(Selective Estrogen Receptor Modulator)도 골흡수억제제 계열에 속합니다. 골형성촉진제로는 재조합 부갑상선호르몬인 테리파라타이드, 그리고 골형성촉진-골흡수억제 이중 효과를 보여 최근 각광 받고 있는 피하주사제인 로모소주맙 등이 있습니다.
- 주의사항
골다공증의 위험인자(골다공증 가족력, 저체중, 조기 폐경, 스테로이드 장기 복용 등)를 갖고 있다면 적절한 검진과 평가로 골다공증을 미리 진단하고 치료해 골절을 예방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특히 이미 골절을 한번 경험한 사람이라면 곧바로 골다공증 진단과 치료를 받아야 하는 주요 대상자가 됩니다. 또한 한번 골절이 발생한 사람의 재골절 위험도는 골절 발생 시점 1-2년 이내에 가장 높으므로 경각심을 갖고 재골절 예방에 힘써야 합니다.
골다공증은 평생 관리해야 하는 대사성 질환으로, 약물치료를 통해 골밀도가 일시적으로 골다공증 수준을 벗어나 호전되었다 할지라도 꾸준한 후속 치료가 이어지지 않으면 골밀도와 골량은 원래의 취약한 상태로 빠르게 감소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평생 관리가 필요하며 골절 위험도를 조절하면서 살아간다는 개념으로 접근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글 세브란스병원 내분비내과 홍남기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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