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듯해진 다리로 웃으며 맘껏 거니는 행복!


무릎 인공관절 치환술 후 통증 없는 일상에 행복한 신정자 씨와 박관규·최용선 교수팀


신정자 씨는 오랜 관절염으로 무릎이 너무 아파 10분을 걷는 것도 힘들었지만, 수술을 마음먹기가 쉽지 않았다.

수술 후 무릎 꺾기의 통증을 감당할 자신이 없었기 때문.

그러나 박관규·최용선 교수팀의 특별한 수술치료 덕분에 빠르게 회복 중인 그녀는 인공관절 치환술도 역시 세브란스가 최고라며 엄지 척을 했다.


참을 수 없는 심한 관절염, 너무나 두려웠던 수술

퇴행성 관절염으로 50대 중반부터 10년 넘게 지긋지긋한 통증에 시달려온 신정자 씨. 그녀가 박관규 교수(정형외과)의 진료실에 들어선 건 지난해. “주사치료도 효과가 없으니 인공관절 치환술밖에 방법이 없다”는 동네 정형외과 의사의 조언을 들은 뒤였다. “큰딸이 2년 전에 박관규 교수님께 고관절수술을 받았어요. 교수님의 수술 실력을 믿고 세브란스에 온 거죠.”

당시 신 씨가 수술을 결심한 건 아니었다. 박관규 교수를 만나 정말 수술이 필요한 상태인지 확답을 듣고 싶은 마음이었다. “지인들을 보니 수술 후에도 한참을 고생하더라고요. 그래서 수술이 너무 무서웠던 거죠. 수술 전날 입원실에서 남편한테 농담 반 진담 반으로 도망가자고 할 정도였어요. 근데 막상 해보니 별게 아니더라고요. 양쪽 무릎을 한꺼번에 수술했는데도 ‘이 정도면 할 만하지’ 소리가 입에서 나왔어요.” 무릎 꺾기도 예상보다 훨씬 덜 아파서 일찍부터 걷기 연습을 시작했다는 신정자 씨의 얼굴에 만족스러운 미소가 번졌다.

수술 후 두 달여를 지나는 동안 나날이 좋아지는 무릎 상태에 기분 좋은 환자와 수술 집도의 박관규 교수, 그리고 섬세한 신경차단술로 통증을 확 줄여준 일등 공신 최용선 교수(마취통증의학과)까지, 사진 촬영을 위해 처음으로 세 사람이 모인 자리는 화기애애했다.


웃는 얼굴로 통증 없는 봄나들이를

오전에는 집에서 실내 자전거를 타고, 오후에는 사우나탕에서 걷기 연습을 하느라 신정자 씨의 하루는 바쁘게 돌아간다. 세브란스의 자발적 홍보대사로서, 무릎이 아프다고 하소연하는 지인들에게 세브란스를 강추하는 것도 잊지 않는다. O자로 휘어버린 다리 때문에 뭘 입어도 태가 안 나 속상했던 그녀에겐 반듯해진 다리 덕분에 쇼핑하는 재미를 다시 찾은 것도 수술 후 달라진 일상이다.

“코로나19가 끝나면 가족들하고 꽃구경, 단풍구경 맘 편히 다니고 싶네요. 예전엔 조금만 걸어도 다리가 아프니까 아무리 좋은 델 가도 인상을 쓸 수밖에 없었어요. 앞으로 다리가 다 회복되면 통증 없이 웃으면서 걸을 수 있겠지요? 상상만 해도 행복하네요. 교수님 말씀으론 완전히 회복되려면 6개월에서 1년은 걸린다니까, 그때까지 열심히 회복에만 집중하려고요.”



무릎 인공관절 치환술,긴밀한 팀플레이로 통증 줄이고 회복력 높인다

조기 회복 프로그램으로 최소 통증에 도전하는 정형외과 박관규 교수 & 마취통증의학과 최용선 교수팀


무릎관절염의 주요 원인은 결국 나이인가요?

관절의 연골과 주변 뼈가 마모되는 무릎의 퇴행성 관절염은 나이, 성별, 비만, 유전적 요인, 지나친 사용 등 다양한 요소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는데, 나이와 무리한 사용이 특히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특이하게도 서양에서는 남성과 여성 환자의 비율이 큰 차이가 없는 반면, 우리나라를 비롯한 아시아 국가에서는 퇴행성 관절염 환자의 대부분이 여성입니다. 정확한 원인은 알 수 없지만, 아마도 입식생활을 하는 서양과 달리 동북아에서는 특히 여성 어르신들이 쪼그려 앉기, 무릎 꿇기 등 무릎에 부담을 주는 활동을 유독 많이 하기 때문인 것으로 추정됩니다.


앉았다 일어설 때 무릎에서 뚝 소리가 나면 퇴행성 관절염의 신호라 볼 수 있나요?

꼭 그렇진 않습니다. 우리가 손가락 관절을 꺾으면 뚝 소리가 나는 것처럼, 단순히 관절 안의 압력이 변할 때도 소리가 날 수 있거든요. 그런데 뼈가 자라면서 소리가 난다거나 소리가 날 때 통증이 동반되면 관절염과 관계가 있습니다. 뼈를 감싸 충격을 흡수하는 연골이 점점 닳아 없어지니까 뼈끼리 서로 부딪치면서 골극이 자라고 관절의 모양이 변하면서 걸을 때 통증이 생기고, 다리 모양이 O자나 X자로 변하기도 합니다.


치료는 어떻게 진행되나요? 무릎을 안 쓰는 게 제일 좋은가요?

관절의 부담을 줄여주는 보존적 치료를 먼저 시행합니다. 실내 자전거 타기나 수영처럼 무릎에 부담을 주지 않는 운동을 꾸준히 해서 다리 근육을 키워주는 게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등산, 계단 오르기, 쪼그려 앉기 등 무릎에 부담을 주는 활동을 줄여야 하고요. 부기가 있을 때는 염증을 완화시키는 냉찜질을 해주는 게 좋고, 근육을 부드럽게 해서 관절 각도를 유지하는 데는 온찜질이 좋습니다. 체중 감량 또한 효과적인 보존적 치료로, 무리한 다이어트가 아니라 체중을 2-3kg만 줄여도 무릎 통증을 완화시키고 병의 진행을 상당히 늦출 수 있습니다.

이러한 보존적 치료에도 통증이 계속되면 염증을 가라앉히는 비스테로이드성 항염증제 등의 경구용 약을 복용할 수 있고, 흔히 연골주사라 불리는 주사치료를 받기도 합니다.


요즘은 인공관절수술도 많이 받던데요. 누구나 다 받을 수 있나요?

여러 비수술적 치료에도 불구하고 심한 통증이 계속되고 관절의 변형 등으로 일상생활이 어려우면 수술을 고려할 수 있습니다. 영상검사에서 관찰되는 관절염의 진행 정도에 따라 1-4기로 구분하는데, 일반적으로 3-4기의 진행된 관절염 환자들이 수술치료의 대상이 됩니다. 관절경, 교정절골술, 인공관절 부분치환술 또는 전치환술 등 여러 수술법 가운데 관절경수술과 교정 절골술은 비교적 젊은 환자에서 효과적입니다. 반면 고령의 퇴행성 관절염 환자들 중 병이 오랜 세월 진행되면서 관절이 심하게 닳고 손상되어 통증이 있는 경우 인공관절 치환술을 받게 됩니다.


인공관절 치환술 하면 무시무시한 통증으로 악명이 높습니다. 수술 후 통증이 두려워서 수술을 무작정 미루는 어르신 환자들도 있고요.

말기 관절염에서 원래의 뼈를 깎아낸 후 인공관절을 삽입하는 인공관절 치환술은 관절의 기능 회복과 통증 감소, 수술의 안정성 등에서 이미 오랜 시간 좋은 결과가 검증되었습니다. 다만 문제

는 수술 직후와 초기 재활 과정에서의 심한 통증입니다. 특히 환자들은 수술 통증이 가라앉지 않은 상태에서 진행되는 무릎 꺾기를 많이 두려워하시죠. 암수술처럼 생존을 위한 수술이 아닌, 관

절염의 고통에서 벗어나 좀 더 편안한 일상을 살아가기 위한 수술이라는 점에서 환자로선 이런 통증이 더 크게 다가올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세브란스병원 정형외과는 마취통증의학과 최용

선 교수님과의 긴밀한 협력 아래, 2019년부터 인공관절 치환술에 통증 감소 및 조기 회복 프로그램(ERAS, Enhanced Recovery After Surgery)을 도입했습니다.


정형외과 박관규, 권혁민 교수 & 마취통증의학과 최용선, 이보라 교수팀의 인공관절 치환술 후 통증 감소 및 조기 회복 프로그램

환자의 통증 감소와 조기 재활을 위해 정형외과 집도의, 마취통증의학과 교수진, 재활의학과, 간호사, 영양사 등 의료진이 긴밀한 소통 아래 수술 전부터 후까지 유기적으로 의료 행위를 시행하고 환자를 지속적으로 관리하는 프로그램이다.

● 수술 전

_ 수술 전 상담과 교육

_ 금연과 금주 유도

_ 빈혈을 미리 교정해 수술 중 수혈을 최소화하고 수술 합병증 위험 낮춤

_ 수술 전 당음료를 복용하게 함으로써 지나친 공복으로 인한 컨디션 저하 방지

● 수술 중

_ 수술 중 무릎 주위 국소마취(관절 주변의 구조물에 부위마취)로 수술 후 통증 최소화

_ 수술 직후 신경차단술(수술 부위의 신경을 차단하는 부위마취)로 수술 후 통증 최소화

● 수술 후

_ 항구토제, 철분제, 지혈제(트라넥삼산) 등을 적극 처방해 수술 후 오심, 구토, 지나친 출혈 등 회복의 질을 떨어뜨리는 요인을 사전에 예방

_ 수술 전후 통증 조절 약물을 적극 투여해 통증 최소화

_ 조기 관절 운동과 보행으로 근력 약화를 최소화함으로써 성공적인 조기 재활 유도


구체적으로 어떤 프로그램인가요? 환자의 통증 감소에는 얼마나 효과가 있는지 궁금합니다.

여러 과에서 개별적으로 시행해오던 다양한 의료행위들을 근거 중심의 항목들로 정리하고 종합해놓은 것으로, 수술 집도의뿐 아니라 마취통증의학과, 재활의학과, 간호사, 영양사 등 병원의 많은 부서가 함께하는 프로그램입니다. 먼저 수술 전 교육과 상담을 통해 환자의 불안을 감소시키고 근력운동으로 수술을 준비하게 합니다.

또 수술 전날 저녁식사 후로 무조건 금식을 시켰던 과거와 달리, 현재는 수술 당일 아침에도 당 음료를 선택적으로 복용하게 함으로써 고령의 환자에서 과도한 금식으로 인해 기력이 지나치게 떨어지는 걸 방지합니다. 무엇보다 수술실에서는 기존의 마취에 추가로 수술 부위의 신경을 차단하는 부위마취인 대퇴신경차단술 혹은 내전근관차단술을 마취통증의학과에서 시행해 수술 후 통증을 최소화합니다. 이런 여러 단계들이 체계적으로 시행되면 환자의 체력을 보존하고 통증을 줄이면서도 무릎의 관절 운동과 빠른 재활을 시행하는 데 큰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신경마취까지 추가되면 환자 입장에서는 운동능력이 떨어져서 재활이 더 힘든 거 아닌가요?

신경차단술이 운동능력에 영향을 줄 수도 있으나, 현재 세브란스병원에서는 마취통증의학과와 상의하에 운동능력에 끼치는 영향을 최소화하면서 통증 감각만 떨어뜨리는 최선의 방법을 찾기 위해 지

속적으로 노력하고 있습니다. 수술 직후의 극심한 통증은 환자에게 심리적 트라우마로 남을 뿐 아니라 신경을 통증에 예민한 상태로 만듭니다. 이걸 ‘감작’이라고 표현하는데요. 극심한 통증이 한 번 감

작되면 이후에는 작은 자극에도 큰 통증이 느껴지는 겁니다. 환자로선 너무 아프니까 재활에 더 소극적일 수밖에 없고요. 신경마취는 수술 직후와 초기 재활 과정에서 극심한 통증에 대한 감도를 낮춰 조기 재활을 유도할 수 있습니다. 적은 통증으로 재활을 빨리 시작하니까 당연히 회복도 빨라집니다.


인공관절에도 수명이 있다!!

인공관절 치환술 후 10년이 지나면 약 3~5%, 20년 후에는 약 5~10%의 환자에서 재수술이 필요하다. 쪼그려 앉기, 양반다리를 자주 하거나 바닥생활을 하면 인공관절 뒤쪽이 마모되어 인공관절의 수명이 빨리 줄어들 수 있다. 따라서 수술 후 관절 통증이 사라지더라도 무릎에 부담을 주는 행동은 삼가야 한다. 의자와 침대 사용을 생활화하고, 등산이나 테니스처럼 격한 운동보다는 평지 걷기나 실내 자전거 타기, 수영 등 무릎에 부담이 적은 운동을 한다.


박관규 교수(정형외과)


박관규 교수 프로필 바로가기


무릎 또는 고관절의 퇴행성 관절염, 고관절 무혈성 괴사증, 대퇴경부골절 등으로 수술이 필요한 환자들을 치료하며, 인공관절 치환술이 전문 분야다. 수술의 진정한 성과는 환자의 만족도와 기쁨에 달려 있다고 생각하는 환자중심주의자. 그래서 “어떻게 하면 환자가 덜 아프고 덜 고생할 수 있을까?”라는 고민을 늘 머릿속에 품고 있으며, 마취통증의학과 최용선 교수와의 공동 노력으로 꾸준히 해결책을 찾아가고 있다. 인공관절 치환술 후 통증 감소 및 조기 회복 프로그램을 도입, 업그레이드하면서 환자 만족도를 높이고 있다. “항상 환자 입장에서 겸손한 마음으로 의술을 행하는 것”을 진료 철학으로 삼고 있다.


에디터 박준숙 포토그래퍼 최재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