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토피 피부염
Atopic dermatit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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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토피 피부염이란?
‘아토피성 질환’이란 아토피라는 유전적 배경, 외부 환경인자, 인체 장기의 상호작용에 의한 과민반응의 결과로 나타나는 질환입니다. 과민반응이 피부에 나타나면 아토피 피부염, 호흡기 점막에 나타나면 아토피 천식, 코점막에 나타나면 알레르기비염 등 각 장기에 알레르기에 의한 다양한 증상이 발현할 수 있습니다. 알레르기 유발물질은 집먼지진드기, 봄철과 가을철의 다양한 꽃가루, 견과류나 갑각류, 미세먼지 등 개인에 따라 다양합니다.
- 아토피 피부염의 원인
아토피 피부염을 비롯한 아토피성 질환에는 매우 다양한 인자가 관여하고 있어서 원인을 하나로 명확하게 찾는 것은 매우 어렵습니다. 대부분의 아토피 피부염 환자는 가족력을 가진다는 점에서 피부를 구성하는 단백질 및 면역세포에 대한 유전적 영향이 많이 작용하며, 산업화로 인한 환경 공해, 특히 최근에는 미세먼지의 영향, 카펫이나 소파처럼 집먼지진드기가 잘 서식하는 가구의 사용 증가 등 다양한 원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 아토피 피부염의 증상
가려움증
아토피의 가장 중요한 특징적인 증상은 ‘가려움증’입니다. 심한 가려움증으로 피부를 긁으면 피부 병변은 더욱 심해지고, 심해진 피부 병변은 다시 심한 가려움증을 유발하는 악순환의 고리에 빠질 수 있습니다. 아토피에서 발생하는 가려움증은 주로 밤에 심해져서 잠들기 어렵게 만드는데, 이로 인해 수면의 질이 낮아져 피로감을 호소하는 환자가 많고, 소아의 경우 성격 형성에 문제가 발생하거나 성장에 악영향을 미칩니다.
피부 병변
아토피에서 나타나는 피부 병변은 알레르기 접촉 피부염, 자극성 접촉 피부염, 주부습진 등 다른 다양한 질환에서도 나타날 수 있기에 섣부른 판단은 금물입니다. 전문의와의 상담이 중요하며, 연령에 따른 특별한 분포로 유추할 수 있습니다. 습진을 유발하는 원인(예를 들어 테이프를 붙였다거나, 새로운 침구류 혹은 화장품을 사용한 경험) 등 특이 접촉력이 없고, 특정 부위에 습진이 나타나며, 심한 가려움증이 생긴다면 피부과 전문의에게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중요합니다.
연령에 따른 아토피 피부염 발병 양상
1) 생후 2~3개월 이후 영유아기: 흔히 태열이라 불리며, 양쪽 뺨과 팔다리의 폄 부위에 피부 병변 발생
2) 2-10세의 소아기: 눈이나 입 주변, 목 등의 얼굴 부위와 팔다리 오금에 습진 발생
3) 성인: 주로 사춘기에 악화되며, 병변이 얼굴과 목 전체를 침범. 오금 부위에 국한해 발생하는 경우, 만성적으로 재발해서 피부가 두꺼워지는 태선화 병변 나타남
- 아토피 피부염의 진단
아토피 피부염은 특정한 단일 검사를 통해 진단할 수 없으며, 진단 기준 또한 다양합니다. 일반적으로 ‘아토피’의 가족력과 과거력, 습진 발생 부위, 가려움증 등 3가지가 주요 진단 기준이 됩니다.
우선 환자가 ‘아토피’ 체질을 갖고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또한 혈액검사로 한국인이 자주 접할 수 있는 여러 알레르기 유발물질에 대해 특이항체(특이 면역글로불린E)가 있는지 확인하는 MAST 또는 CAP 검사, 아토피 체질을 전반적으로 확인하는 총 면역글로불린E 수치 및 혈액 내 호산구 수치 측정 등을 시행합니다.
또한 알레르기 유발물질에 따른 피부 반응을 확인하는 피부단자검사, 알레르기 유발물질을 피부에 부착해 알레르기 반응 여부를 판단하는 첩포검사 등 다양한 방법을 이용해 아토피 증상의 악화 요인을 찾습니다.
이러한 검사들은 대부분 아토피가 있다 없다를 직접적으로 진단하기보다는, 환자에서 나타난 피부 병변과 가려움증이 아토피 피부염에 의한 것일 가능성을 종합적으로 평가하고, 악화 요인을 발견해 피하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하게 됩니다.
- 아토피 피부염의 치료
스테로이드
환경 관리만으로 증상이 조절되지 않는 중증 아토피 피부염 환자들은 초기에 단기간의 경구 스테로이드 복용이나 국소 스테로이드 도포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스테로이드를 2주 이내로 짧게 사용하는 경우에는 아토피 피부염을 조기에 완화시키고 더 이상 긁지 않도록 해서 세균이나 바이러스 감염 등의 합병증 발생 확률을 낮출 수 있습니다. 오히려 스테로이드에 대한 공포감으로 민간요법이나 한약 등 검증되지 않은 치료법에 의존하다가 병을 키우는 경우가 다반사입니다. 따라서 전문의의 말을 신뢰하고 치료 계획을 논의해, 필요할 때는 스테로이드를 사용하도록 합니다.
비스테로이드성 국소 도포제
스테로이드 투약과 도포로 안정화된 병변에 비스테로이드성 국소 도포제가 널리 이용되고 있습니다. 프로토픽과 엘리델이 대표적인데, 완화 상태를 유지하고 아토피가 재발하는 것을 막아주므로 보습제와 함께 정기적으로 꾸준히 바르는 것이 좋습니다. 이 약제들을 처음 바르면 오히려 더 따갑고 병변이 붉어 보일 수 있는데, 정상적인 반응이므로 차갑게 하거나 보습제와 섞어 바르면 4주 이내에 반응은 사라지고 완화된 상태를 유지할 수 있습니다.
전신 면역억제제
도포제로 관리되지 않는 중증 환자는 사이클로스포린이나 메소트렉세이트 등의 전신 면역억제제를 복용할 수 있습니다. 이 약들은 경구 스테로이드의 부작용을 피하면서 아토피 피부염을 치료할 수 있으나, 간이나 콩팥에 영향을 줄 수 있어서 정기적인 혈액검사와 함께 전문의와의 상담을 통해 약을 조절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생물학적 제제
듀필루맙으로 대표되는 생물학적 제제는 중증의 아토피 피부염 환자 중 특정 조건을 만족하는 경우 보험 적용을 받아 투약이 가능합니다. 듀필루맙은 보통 2주에 한 번씩 내원하거나 자가주사를 통해 투약하는데, 투약 2-3주 만에 가려움증이 급격하게 줄어들고, 나무껍질처럼 변한 만성 아토피 병변까지도 회복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듀필루맙은 심각한 부작용이 거의 없지만, 얼굴이 붉어지거나 얼굴 부위의 아토피가 나빠지거나, 결막염이 새로 발생하는 사례가 일부 보고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부작용은 추가적인 국소 도포제나 안약을 이용해 충분히 조절할 수 있으므로 향후 중증 아토피 피부염의 치료에 듀필루맙을 비롯한 생물학적 제제가 중요 약제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 주의사항
아토피 피부염을 단기간에 완전히 낫게 하는 치료법은 없습니다. 하지만 아토피 피부염은 기본적인 피부 관리와 함께 집먼지진드기를 피할 수 있는 환경 관리만으로도 증상을 어느 정도 조절할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절되지 않는 경우에는 전문의와 상의해 자신의 상태와 기저질환에 맞는 맞춤치료를 하는 것이 ‘정도(正道)’라 할 수 있습니다. 지금 좀 낫지 않는다고 해서, 치료가 너무 길고 지겹다는 이유만으로 근거가 전혀 없는 민간요법에 의지해 자신의 피부, 더 나아가 자신의 전신 건강을 해쳐서는 안 되겠습니다.
집먼지 진드기
한국인에게 가장 흔한 아토피 피부염의 악화 요인으로, 덥고 습한 날씨를 좋아하므로 섭씨 18-21℃의 서늘한 온도와 50% 정도의 적절한 습도를 유지하도록 합니다. 침구류는 매주 55℃ 이상의 뜨거운 물로 세탁하고, 카펫이나 커튼, 천 소파 등은 사용하지 않도록 합니다.
미세먼지
미세먼지가 심한 날에는 환기와 외출을 자제합니다. 외출 후에는 미지근한 물과 아토피 피부염 전용 클린저를 이용해 피부에 남은 작은 먼지나 항원들을 씻어주도록 합니다.
피부 관리
하루 2회 이상 미지근한 물로 목욕하고, 목욕 후 3분 이내에 보습제를 바릅니다. 순면 소재의 옷을 입는 것이 좋습니다.
<글 세브란스병원 피부과 박창욱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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