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마비
Bell pals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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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마비는 특별한 원인을 알 수 없는 말초성 안면마비를 의미합니다.
- 벨마비란?
안면신경은 뇌에서 시작되어 귀 안쪽과 이하선을 통과해 얼굴에 분포합니다. 안면신경마비는 크게 안면신경 자체에 문제가 생기는 말초성 안면마비와 신경의 기능을 조절하는 중추신경계에 문제가 생기는 중추성 안면마비로 나누어볼 수 있습니다. 뇌졸중, 뇌종양 등 다양한 중추신경계 질환이 원인이 되어 나타나는 중추성 안면마비가 훨씬 심각한 질환이지만, 다행히 대부분은 귀 안에 위치하는 안면신경에서 문제가 발생하는 말초성 안면마비입니다.
말초성 안면마비 중 가장 흔한 안면마비는 원인을 알 수 없는 ‘특발성 안면마비’이며, 처음 발견한 사람의 이름을 따라 ‘벨마비(Bell palsy)’라고 부릅니다. 벨마비는 꽤 흔한 질환으로 매년 10만 명당 20~30명이 발병하고, 일생에서 60~70명 중 1명에서 발생한다고 보고되고 있습니다.
- 벨마비의 증상
보통 마비가 생기기 며칠 전에 전조증상으로 귀 뒤에 묵직한 통증을 느끼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후 물을 마실 때 입으로 물이 줄줄 흐르거나 빨대 사용이 힘들어지고, 양치할 때 침이 줄줄 흐르는 등 다양한 증상으로 안면신경마비를 발견하게 됩니다. 대부분 한쪽에서만 마비가 일어나고, 70% 정도는 완전 마비 형태로 발생합니다. 보통 마비 증상은 이틀 동안 점점 심해지며, 이때 완전 마비로 진행하는지 불완전 마비에서 그치는지에 따라 예후가 달라집니다.
특히 여성은 임신 중에 3.3배 더 많이 발생한다고 알려져 있으나, 다행히 출산에 미치는 영향은 없으며 예후도 임신하지 않은 경우와 비슷합니다.
- 벨마비의 진단
환자의 증상을 확인하고 바로 진단할 수 있습니다. 다만 안면신경은 안면 근육을 움직일 뿐 아니라 감각(청각과 미각), 눈물과 침 분비에도 관여하기 때문에 마비가 일어났을 때 안구 건조나 구강 건조와 같은 관련 증상이 생길 수 있습니다. 따라서 청각검사, 누액분비검사, 타액분비검사를 시행하거나, 마비의 상태나 예후를 판단하기 위해 신경전도검사 등을 시행합니다. 또 외상의 과거력이나 감각신경성 난청이 동반된 경우에 원인 감별을 위해 CT, MRI 등을 시행할 수 있습니다.
- 벨마비의 예후와 치료
벨마비는 예후가 좋은 병이어서 약물치료의 방법, 치료 약제의 종류, 수술적 치료의 필요성에 대해 논란이 많습니다. 보통 수개월 내에 회복되고 대부분 1년 안에 회복이 완료되며, 불완전 마비의 경우 94%에서 완전 회복이 이루어집니다. 반면 완전 마비의 경우에는 70% 정도의 회복률을 보인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가장 효과가 검증된 치료는 스테로이드와 항바이러스 제제의 병합 요법입니다. 약물치료의 예후가 좋기 때문에 수술은 제한적으로 시행되며, 신경전도검사에서 90% 이상의 신경 손상이 연속적으로 보이는 경우에는 안면신경 감압술 등의 수술을 고려할 수 있습니다.
<글 세브란스병원 이비인후과 문인석 교수 >